거침없이 하이킥 이해하면 소오름 돋는 충격적 결말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김병욱 PD 작품은 항상 새드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순풍산부인과부터 시작해서 하이킥 시리즈까지.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셨겠지만 거침없이 하이킥도 상상을 초월하는 비극적인 마무리로 끝이 납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마지막회에 보면 이순재는 아프리카로 의료 봉사활동을 가게 됩니다.

이후 김범의 나레이션 중 할아버지는 아프리카에 다녀오시고 나서 졸기만 하신다, 체체파리에 물린 것이 아닐까라고 멘트를 합니다.

김범이 언급한 체체파리는 아프리카에서 악랄하기로 유명한 해충입니다. 파리인 주제에 모기처럼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데 중요한 점은 전염병까지 옮긴다는 것입니다.

소가 체체파리에 물리게 되면 나기나와병을 앓게 되고 사람이 체체파리에 물리게 되면 수면병을 앓는다고 합니다. 그 옛날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가 말라리아와 황열병 그리고 체체파리에 의해 감염되는 수면병 때문이라고 할 정도로 수면병은 심각한 질병입니다. 심지어 20세기 최고의 의사로 평가받는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도 자신의 회고록의 절반 이상을 수면병에 관련된 내용을 썼습니다.

이 수면병에 걸리게 되면 1차적으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오게 되고 2차적으로 중추 신경계가 무너지면서 졸리고 잠이 쏟아진다고 합니다. 수면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체리듬이 파괴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며 발작 증상이 빈번해지는데요.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다가 결국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수면병은 초기에 발견하기도 쉽지 않고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 방법도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예방책 또한 따로 없어서 아프리카에선 이미 상당히 심각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순재는 이렇게 무시무시한 수면병을 옮기고 다니는 체체파리에게 물렸을 것이라는 말미를 주고 거침없이 하이킥이 끝이 난 것입니다. 초기도 아니고 이미 졸음이 쏟아지는 2차 증상까지 온 상태로 말이죠.

재밌게 즐겨보던 '시트콤 드라마'가 왜 항상 이런 식으로 끝이 나는지 ...김병욱PD 머릿속을 한 번 들여다보고 싶네요. 이렇게 엔딩을 맺을 때마다 시청자 게시판이 항상 항의로 폭주하는데 말이죠...크흠